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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 유인숙 ~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부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 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 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
내 삶의 날들이여,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 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 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 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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