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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岡邨(강촌) 2023. 11. 10. 15:39
      ◉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 유인숙 ~ 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부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 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 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 내 삶의 날들이여,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 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 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 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