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이 오면 /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을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