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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그리운 것들

岡邨(강촌) 2022. 12. 17. 12:48

 


💗 겨울에 그리운 것들 / 여은 정연화 꽁꽁 얼어붙은 차가운 날씨에 뜨끈하게 군불 지핀 구들장 놓은 아랫목 검정 무쇠 가마솥에 삶은 꿀물 흐르는 고구마와 살얼음 어린 동치미 아궁이에 불 때서 지은 구수한 보리밥에다 김장김치와 무청 달린 총각김치와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 겨울 방학이면 타지로 진학한 친구들과 고향에서 만나 이불속에 다리 넣고 이야기꽃 피우며 까르르 웃던 추억 친구들과 헤어져 오는 길 달빛 하얗게 부서졌던 차가운 겨울밤의 아련함 다 그립다 시골도 지금은 고구마도 에어프라이어에 굽고 아랫목도 없는 기름보일러 난방이기에 내가 사는 우리 집이나 시골 친정집이나 겨울에 그리운 것들을 추억 소환할 장소가 없다 친구도 이젠 뿔뿔이 흩어져 그립고 그리운 마음뿐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