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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수염 붓

岡邨(강촌) 2022. 1. 27. 16:18
鼠鬚筆 / 蘇過(叔黨) 서수필(쥐수염붓) / 소과(숙당)|
      ♣ 쥐수염 붓 ♣ / 손택수 - 왕희지와 추사가 아꼈던 붓이다 족제비나 토끼털로 만든 붓도 있지만 그 중에도 으뜸은 쥐수염붓 놀라지 마라, 명필들은 쥐 수염 중에도 배 갑판 마루 아래에 사는 쥐에게서 가장 상품의 붓이 나온다고 믿었단다 배가 삐걱거릴 때마다 수염을 쫑긋거리는 쥐 파도가 치는 대로 머루알 같은 눈망울을 반짝이며 먼지 한 점 떨어지는 소리도 놓치지 않고 쭈뼛 일어설 줄 아는 그 수염이 최상의 붓이 되는 것이다 쥐에겐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니지만 소심하다, 신경이 그렇게 날카로워서야 어찌 살겠느냐 핀잔을 듣는 날이 많지만 불안한 눈망울을 반짝반짝 수챗구멍을 들락거리는 한 시절 쥐 수염 같은 것이 내게도 있어 듬뿍 머금은 먹물로 일필휘지하고 싶은 때가 있는 것이다. ♣ 손택수 시집『나무의 수사학』에서- ◐ 소과(蘇過)의 서수필(鼠鬚筆) 나라의 창고에서 곡식을 축내고, 쥐구멍에는 먹다 남은 썩은 고기 있네. 太倉失陳紅,狡穴得餘腐。 옛날 승상 이사(李斯)를 한탄케 하고, 또 정위 장탕(張湯)을 노발대발케 했네. 既興丞相嘆,又發廷尉怒。 살은 찢겨 주린 고양이에 먹히고, 수염은 갈라 흰 토끼털과 섞여 붓이 되었네. 磔肉飼饑貓,分髯雜霜兔。 서가에 놓이면 칼과 창처럼 굳세고, 종이에 쓰니 용과 뱀이 달리 듯하네. 插架刀槊健,落紙龍蛇騖。 사물의 이치를 쉽게 따지기 어려우니, 때 잘 만나면 곧 좋은 시절 되데. 物理未易詰,時來即所遇。 담을 뚫을 적에 얼마나 비천하였는가, 붓에 의탁하여 아름다운 명예 얻누나. 穿墉何卑微,托此得佳譽。 ▶《소과(蘇過)의 시 서수필(鼠鬚筆)》 소동파(蘇東波)의 아들 소과(蘇過)가 지은 ‘쥐 수염으로 만든 붓(鼠鬚筆)’이라는 시 제목이다. 혹자는 소식(蘇軾=소동파)의 시라고도 한다. / 작성자: 몽촌- ☞ 서수필(鼠鬚筆) 쥐 수염으로 만든 붓이라는 뜻으로, 쥐는 미물이지만 수염으로 만든 붓이 명필을 만나면 명예를 얻는 것처럼 인재도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때를 만나는 것이 중요함을 표현한 내용임.

♬ 바람속의 먼지 _ 캔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