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손이 번창하는 비결(秘決) 비릉군(毗陵郡)에 전(錢)씨 성을 가진 노인이 있었다. 그는 선행을 많이 하는데도 애석하게도 자식이 없었다. 같은 동네에 유(喩)씨 노인이 있었는데 세도 있는 부호의 착취로 진 빚을 갚지 못하고 처자식까지 굶주리게 되자 전씨 노인에게 돈을 좀 융통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전씨 노인은 달라는 액수대로 주고 차용증도 받지 않았다. 급한 일이 해결된 뒤에 유씨 노인은 처자식을 거느리고 전씨 노인을 찾아와서 사례를 올렸다. 이때 전씨 노인의 부인이 유씨 노인의 딸을 보니 단정하고 예뻐 첩으로 들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씨 노인 부부는 크게 기뻐하며 반겼으나 전씨 노인은 도리어 정색하며 물리쳤다. “남의 급박하고 어려운 처지를 틈 타서 자기의 이익을 도모하는 짓은 어질지 못하고 본래 순수한 뜻으로 선행(善行)을 시작했다가 욕망으로 끝나는 것은 의롭지 못하오. 차라리 자식이 없어 대(代)가 끊길지언정 감히 그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소.” 이에 유씨 부부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거듭 감사의 절을 올리고 물러났다. 그날 밤 전씨 노인의 부인 꿈에 한 신명(神明)이 나타나 일러주었다. “그대의 남편은 음덕(陰德)이 매우 크므로 그대에게 귀한 아들을 하나 내려 주겠노라.” 과연 1년 뒤에 아들이 태어났다. 이에 하늘이 내려 주었다는 뜻으로 ‘천사(天賜)’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18세에 과거에 급제하더니 관직이 도어사(都御史)에 이르렀다. // 연지대사 불가록/ 김지수 역- ♣ 출처: 지리산 천년 3암자길/ 향상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