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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덧없는 눈물

岡邨(강촌) 2020. 7. 29. 14:00

      ♣ 눈물, 덧없는 눈물 눈물, 덧없는 눈물, 까닭 모를 눈물이 거룩한 절망의 바닥에서 가슴에 솟아올라 눈에 고이네. 행복한 가을 들녘 바라보며 가 버린 날들을 생각하노라니. 저승에서 벗님네들 싣고 오는 돛배 그 돛배에 반짝이는 첫 햇살처럼 새롭고 사랑하는 이들 모두 싣고 수평선 넘는 돛배 그 돛배 빨갛게 물들이는 마지막 햇살처럼 슬퍼라. 그처럼 슬프고 새로워라, 가 버린 날들은. 아, 슬프고 야릇하여라. 어둑한 여름날 동틀 녘 죽어 가는 이의 눈에 창문의 네모꼴이 차츰 흐릿해 보일 무렵 그의 귀에 들려오는 잠 덜 깬 새들의 첫 지저귐처럼. 그처럼 슬프고 야릇하여라, 가 버린 날들은. 죽은 뒤 생각나는 키스처럼 다정하고 딴 이에게만 허락된 입술에 헛되이 해보는 상상의 키스처럼 감미로워라. 사랑처럼 깊고 첫사랑처럼 깊어라. 오만가지 회한으로 미칠 것 같아 오, 삶 가운데 죽음이어라, 가 버린 날들은 ♣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 ※ (1809~1892) 영국의 시인, W. 워즈워스의 뒤를 이어 계관시인이 되었다. ‘사우보(In Memoriam)'(1850)가 걸작으로 꼽히고,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아 빅토리아 시대의 국보적 존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