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부를 노래 ■ / 타고르 -
내 진정 부르고자 했던 노래는
아직까지 부르지 못했습니다.
악기만 이리저리 켜 보다
세월만 흘러갔습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고
말도 다 고르지 못했습니다.
준비된 것은
오직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꽃은 피지 않고
바람만이 한숨 쉬듯 지나갔습니다.
나는 당신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당신의 목소리 또한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내 집 앞을 지나는
당신의 가벼운 발걸음 소리뿐입니다.
내 집에 당신의 자리를 마련하는데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등불을 켜지 못했으니
당신을 내 집으로 청할 수 없습니다.
나는 늘 당신을 만날
희망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당신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꽃이 피는 날
아직 이름이 되지 못해
머뭇거리는 꽃잎이
산그늘 속에 소리 없이
고운 몸짓으로 내게 다가오네.
아직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꽃 한 송이
촉촉한 가슴속에 환하게 피어나네.
♣ 김일수님의 속닥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