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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의 왕 옛날 어느 연못에 개구리들이 모여 살았다 개구리들은 마음대로 먹고 자며 자유롭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개구리 한 마리가 말했다. "아 심심해, 우리들에게도 왕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자 다른 개구리들이 말했다 "신에게 우리의 왕을 보내 달라고 간청하자." 하여 개구리들은 대표를 뽑아 신에게 보내 왕을 달라 하였다. 그러자 신은 연못 위에 나무토막 하나를 던져주었다. 조마조마 하게 왕을 기다리던 개구리들은 하늘에서 기다란 나무토막이 떨어지자 깜짝 놀라 저마다 물속으로 숨었다. 얼마 후 그중 가장 힘이 세고 모험심이 강한 개구리 한마리가 물위로 눈을 빼꼼히 내밀고 물 위에 떠 있는 왕을 살폈다. 한참을 살펴도 나무토막은 꼼짝도 안하고 물 위에 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가만가만 다가가 발끝으로 슬쩍 건드려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왕은 꼼짝을 하지 않고 물 위에 가만히 떠 있을 뿐이었다. 그러자 그 개구리는 아애 나무 토막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얘들아, 나와라! 왕도 별거 아니구나!" 그러자 숨어있던 개구리들이 한 마리 두 마리 기어 나와 너도 나도 나무토막 위로 올랐다. 나무 위로 오른 개구리들이 말했다. "무슨 왕이 이래, 왕이면 좀 위엄도 있고 그래야지..." 그래, 맞아. 왕이면 더 무섭기도 해야 되는데...." 개구리들이 말했다. 우리 신에게 다시 그럴듯한 왕을 보내 달라 간청하자 하여 개구리들은 다시 대표를 뽑아 신에게 보냈다. "신이시여! 이번에는 좀 무섭고 위엄 있는 왕을 보내주시옵소서!“ 그래서 신은 황새를 보냈다. 지상에서 왕을 기다리던 개구리들은 황새가 긴목을 휘두르며 당당한 모습으로 걸어오자 모두 만세를 부르며 환영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황새는 맨 앞줄에 선 개구리부터 낼름 낼름 집어 삼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개구리 나라는 울음소리가 떠나질 않고 제우스신에 대한 원망의 소리로 가득 찼다. 그러나 제우스신은, "왕치고는 가장 훌륭한 왕을 주었건만 그걸 몰라보고 싫다고 했으니, 진짜 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겪어봐야 할 게다." 하고 말할 뿐이었다. * 왕을 원한 개구리들 * 개구리들은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연못에 살면서도 불안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왕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개구리들은 제우스신에게 자기들이 왕을 얻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탄원했습다. 개구리들의 뜻을 가상하게 생각한 제우스신은 커다란 통나무 하나를 연못에 떨어뜨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통나무가 지금부터 너희들의 통치자다. 그러니 저 분을 존경하면 평화를 누리게 되리라.」 처음에는 개구리들도 대단히 기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왕 통나무가 햇볕을 쬘 수 있는 훌륭한 장소를 제공해 주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애벌레와 딱정벌레, 그리고 지렁이 따위가 통나무 주변에 많이 몰려들어 한동안은 먹이까지 풍성해졌습니다. 그러나 통나무 대왕이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말도한 마디 없자, 젊은 개구리들은 슬슬 통나무를 비웃고 무례하게 굴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버릇없는 태도에도 통나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개구리들은 다시 한 번 제우스신에게 가 자기들의 불만을 털어 놓았습니다. 다른 왕을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처사에 불평을 늘어놓는 개구리들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난 제우스신은 이에 대한 응징으로 커다란 물뱀 한 마리를 연못으로 내려 보냈습니다. 엄청난 먹성을 자랑하는 대왕 물뱀은 닥치는 대로 개구리를 잡아 삼시 세 끼를 완전히 개구리 식 사로만 때우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개구리들은 얼마 안 있어서 물뱀 대왕한테 깡그리 소탕되었지만, 모두들 행복하게 잘 죽어갔더랍니다. - 이솝우화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