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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岡邨(강촌) 2024. 9. 22. 13:58

▨ 가을비 / 목필균 - 한나절 비에 젖은 나무들이 빗방울로 단풍든 속빛을 풀어냈다. 접혀진 기억의 조각들이 따뜻한 눈빛이 오가던 날이 삶의 비늘을 떨어낸다. 초로의 혈압이 오르고 여행이 사치가 되어버린 이즈음 생각만으로도 젖어드는 사람들 마흔 일곱에 돌아가신 어머니 자식 잃은 외할머니의 눈물 묵묵히 제 할일에 빠져있던 나 지금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지 불혹의 언덕에 서 있는 딸은 대를 이은 핏줄이 아름다운지 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옷깃 여민 우산 속 사람들 유난히 붉은 단풍잎 한 장 축축한 주머니 속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