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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는 날

岡邨(강촌) 2021. 12. 10. 17:20

◎ 꽃 지는 날 스님! 꽃은 저 알아서 피었다가 지는데 내 먹먹한 그리움은 도무지 지워지질 않네요 거봐라 이눔아 그래서 네가 꽃보다 못한 놈이라 한 거다 꽃은 한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놓을 것이 없어 저리 한 생 살다가 툭 하고 가는 거여 꽃을 피워야 봄이 되게 하는 그날 기다리며 기꺼이 질 줄도 아는 거여 네 놈은 그 마음자리에 달빛 데려와 시 읽어 보내고 ​ 새들을 불러들여 지상에도 길이 있음을 알려 주고 별들 데려와 재워 보내면 ​ 그럼 그리움도 번뇌가 아니라 사랑이란 걸 알 거여 어서 밖에 나가 저 달빛 아래 진 꽃 보고 오거라 거기에 널 두고 올 수 있겠느냐 ♣ 글쓴이: 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