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시간 동안에
밤은 낮 동안
우리 인생의 어처구니없는 인생에
죽은 것으로만 보이는
엄청난 세계가
새롭게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덤에 묻혀
영영 죽으신 줄 알았던 예수님이
돌아가신 지 사흘째 되던 날 밤에
부활하셨다는 우리의 믿음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이루어진
그 밤 시간을
새롭게 보여준다.
밤은 어쩌면
지금의 존재에서
새로운 존재가 태어나는
시간인지 모른다.
밤은 어쩌면
탈바꿈하지 못해 쓰라려 하는
자신의 자아를
고마운 기억들을 통해
전혀 딴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시간인지 모른다.
칠흑이 순백이 될 수 있고
죽음이 생명이 될 수 있고
포기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용인하는 것은
밤의 시간인지 모른다.
♣ 김진태 신부 /
‘밤에 대한 묵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