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이 내게 오지 않으면..-- 산이 내게 오지 않으면,
내가 산에게로 가면 된다.--
사람들이 산속에 은거하는
고명한 은수자를 찾아가 물었다.
"믿음이란 무엇인지요?
당신의 믿음을 보여주세요." 은수자가
한참 동안 먼 산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레 뒤에 저기 보이는 산으로 오십시오.
그러면 내가 산을 움직여 믿음이 무엇인지
보여주겠습니다."
그날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은수자가 산이 움직이길 기다렸다.
산 앞에서 고요히 기도를 마친
은수자가 이윽고 산을 향해 소리쳤다.
"산아, 움직여라!"
산은 끔쩍도 하지 않았다.
다시 은수자가 외쳤다.
"산아, 움직여라!"
산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웅성이기 시작하였다.
은수자가 다시 산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산아, 내게로 오라!"
산은 여전히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은수자가 한참 동안 산을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산아.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가면 되지!" 웅성대는 사람들을
헤치고 은수자는 산을 향해 떠났다.
이 우화를 읽으며 한순간 긴장을 했다.
인간이 움직이라 해서 산이 움직이는 게
아닌데, 은수자가 호언장담을 하기
때문에 그 결과가 궁금했습니다.
그는 결국 산이 자기한테로 오지 않자
"산이 오지 않으면, 내가 가면 되지!"하고
산을 향해 떠납니다. 그 순간 긴장이
풀리고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흐릅니다.
은수자가 주는 메세지는 아주 강렬했습니다.
무엇이던지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것을
향해 떠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믿음이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에게
'믿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믿음을 향해 떠나라.'는
메세지를 전한 것입니다.
☞ 은수자: 철학적 완덕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를 떠나 외딴 곳에 은거하여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
♣ 정호승 /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