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속까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다네
아무도 모른다네,
자네가 얼마나 궁지에 몰려 있는가를..
주위 사람들은 각자 스스로의 걱정거리에
매달려서 들어줄 여가가 없다네.
자네의 하소연을 상태가 어떤가를
설사 누가 물어 본다 해도
자네는 아마 대답할 수 없을 걸세.
자네는 씁쓰레 웃음 지으며
묶어둔 괴로움 보따리를 걸머지겠지..
너무 무거워서 등이 휘고
비틀린 미소조차 지울 수 없겠지...
의지할 지팡이가 필요할 정도겠지..
때때로 자넬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으면
자넨 기대하겠지, 그의 위안과 조력을..
그는 곧 눈길을 돌리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자넬 스쳐 지나가겠지..
그렇다고 자네가 세상을
한탄해서는 안 된다네..
사람들과 마주치고 이야기할 때
자네는 입가에 미소를 띠어야 한다네..
얼굴 속까지는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으니까.
아무도 모른다네,
자네가 얼마나 궁지에 빠져있는지를..
다행하게도 자네 자신마저도 알지 못한다네.
- 에리히 케스트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