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라본다
나는 바라본다. 내부의 나를
하지만 늘 나의 내부에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나는 의식의 바깥으로
즐거운 외출을 한다.
나의 내부는 그것을 허락하고 있다.
내부의 나는 내부 밖의 나를
바라볼 수 없다
나의 내부는 바라보는 행위를
할 수 없어 얼마나 외로운 것인가
그 외로움으로 나의 내부는
내부 밖의 나를 마구 흔들어 댄다
내부 밖의 나는 나의 내부에 의해
강하게 지배된다.
하지만 내부 밖의 나는
나의 내부를 바라볼 줄 아는
강력한 힘이 있다
그 힘으로 가끔 시를 쓴다.
지금 나의 내부는 황폐하다
나의 내부가 내부 밖의 나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 조용미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