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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에게

岡邨(강촌) 2021. 6. 28. 19:45
      ◉ 가난한 사랑에게 / 양현근 - 더러는 무게만큼 가벼워진 세상 주고 나서 언젠가 채울 수 있음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깨닫고 싶다 넉넉한 마음들이 모여 저 만큼 숲이 되어 우거질 수 있다면 비어 있으므로 서로의 허물이 된들 어떠하랴 촉촉한 기다림으로 서로의 젖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 또한 작은 행복이지 않겠느냐 사랑이란 정녕 가슴 뜨겁고 오래 기다려도 뒤척이지 않을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기도임을 알기에 노래하리라 푸른 숲에 기꺼이 스며들리라 그 숲에서 어제의 숲기를 털어 말리며 내가 외울 수 있는 나무들의 이름을 하나 둘 불러 내리라 때 묻지 않은 풍경 속으로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내는 동안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웠노라고 가만 가만 얘기 하리라 사랑하는 이여 오늘은 국어 교과서처럼 너를 읽고 싶다 너를 말하고 싶다 가난한 나의 사랑이여